이 우 인
경희의대 강동경희대학병원


얼마 전 한국건강관리협회에 방문했다가 조한익 원장님과 아주 흥미로운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경계치(borderline results)’에 관한 내용이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검사결과를 해석하는 기준으로 삼는 것이 참고범위(reference range)와 결정치(decision level), 절단치(cutoff value)이다. 일반적으로 검사 결과가 참고범위 안에 있으면 정상으로 건강 상태이고, 범위를 벗어나면 질병 상태일 가능성이 크다. 반면에 검사 결과의 경계치 혹은 경계범위(borderline range)란 참고범위의 경계선 상에 있는 결과 값으로 ‘약간 비정상적인 결과’이다. 이는 기술적 오류일 수도 있으나 질병으로 진행될 위험이 있는 건강 상태를 나타내기도 한다. 감염병 진단검사의 경우에는 경계치 결과의 경우는 확정적이지는 않기에 미결정(indeterminate) 혹은 회색대(gray zone) 라는 용어로 보고하기도 한다. 이처럼 경계치에 나타나는 결과들은 질병 단계가 검사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초기이거나 미약한 예도 있어 이 부분에 대한 관심이 증가되고 있다.

경계치에 대한 개념이 우리 검사실에서 적용되는 대표적인 예는 당뇨병의 공복혈당치가 해당된다. 참고치는 100 mg/dL 이하이고 당뇨병의 진단기준은 125 mg/dL이나 공복 혈당치가 100~125 mg/dL인 경우는 경계범위로 판단한다. 이외에도 국가건강검진에서 검사 결과를 ‘정상A’, ‘정상B(경계치)’, ‘질환 의심’으로 나누어 관리하는 것이 해당된다. 이와 같이 참고범위를 넘어서 경계치를 관리하는 이유는 단순히 참고범위만을 가지고 판단하는 경우는 참고범위가 갖는 한계(95%)가 있기 때문이다. 즉 위음성, 위양성, 각 검사가 가지고 있는 분석적 변이, 개인의 생물학적 변이 등이 해당된다. 따라서 경계치에 있는 결과를 다른 관련 검사소견 등과 종합하여 판단한다면 질병의 진단, 재검 및 추적 검사 기간 등을 결정하여 질병의 조기진단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최근 동일인의 20여 년간의 건강검진 누적 결과 (산업체 data)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해서 건강검진 결과를 분석하는 연구과제를 준비하고 있는데 이는 지금까지 건강검진 결과를 정상과 비정상으로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경계치(borderline results)’에 있었던 누적 결과를 분석하고 그 추이를 관찰하는 경계치 검사결과에 대한 재해석 연구이다. 경계치를 결정하는 방법은 정규분포 결과의 ±2SD 와 ±3SD 사이로 결정하거나 결과분포의 백분율 95~99% 혹은 전문가들의 합의에 의한 결정, 전문가 경험에 의한 결정 등에 의한다. 따라서 이미 기존에 사용되고 있는 경계치에 대한 재분석도 매우 의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진단혈액분야에서의 경계치로 해석할 수 있는 대표적인 예는 현재 건강검진에서 사용하는 혈색소가 있다. 그러나 이외에도 CBC 검사항목에서 각 혈구수의 증감에 대한 경계치에 대한 해석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원인을 알 수 없는 경계선상의 혈구감소증, 혈구증가증 등이 그 예가 될 것이다. 또한 최근 주목하고 있는 idiopathic cytopenias of undetermined significance (ICUS), clonal cytopenia of undetermined significance (CCUS) 등과 같은 경우도 혈구감소 소견이 진행되는 것으로 경계치에 대한 주목을 통하여 연계 할 수 있는 연구분야인 것 같다.

지금까지 진단검사의학 전문의 주도로 각종 검사의 참고치가 정해지고 각 기관마다 자체 참고치를 설정하여 사용해 왔다. 앞으로는 경계치에 대한 관심과 이에 대한 연구가 좀 더 활성화되면 좋겠다.

  • 일부 내용은 조한익 원장님의 ‘경계치 검사결과’ 글을 참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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